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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02/18   날개
이런생각 인권생각-62

북의 '통큰 양보'의 속내와 이산가족 상봉.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최철민 입니다. 바라고 바라던 이산가족 상봉이 벌써 이틀 안으로 다가 왔군요. 수년간 지지부진해왔던 이산가족 상봉이다 보니 막혔던 숨구멍이 확 뚫린 것만 같아요. 곁에서 보는 우리마음이 이럴진대 당사자들인 심정이야 오죽 하겠어요? 며칠 전 경기도 여주군에 사시는 한 할머니에 대한 기사가 문득 떠오르는 군요, 북에 있는 막내 동생과 두 조카와의 만남으로 ‘60여년 혈육의 한을 달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눈물 흘리던 87세 할머니, 지난 추석상봉이 무산됐을 땐 북에 있는 가족들이 추위로 상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이번내린 폭설로 상봉이 가능할까. 라는 여러 가지 걱정으로 하루하루 잠 못 이뤘다며, 그러나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로 지금껏 버텨왔다.’는 이선향 할머니를 보면서 이런 분들의 까맣게 타든 심정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며칠 전 남북 간의 고위급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문제가 원만히 합의되어 참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타결을 놓고 북측은 자기들의 통 큰 양보라며 생둔 같은 주장을 펴 놓은데 대해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한편으로는 철면피한 그들의 망발에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도 들고요. 우리민족사에 이산가족과 같은 가슴 아픈 비극이 왜 생겨났나요.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이 누구 때문에 지금까지 중단되어 왔기에 자기들의 통 큰 양보라고 말 하나요? 며칠 전 중국의 사회과학원이 발표했었지요? 아니 발표라기보다 지금껏 숨겨왔던 사실을 드디어 실토했다고 봐야겠지요. 6,25한국전쟁은 김일성 주도하에 북한군 침략으로 시작된 확실한 남침전쟁이었다는 사실을 말이죠. 저를 비롯한 우리 모든 탈북자들이 북한에 있을 때 ‘미제와 남조선 괴뢰도당이 일으킨 북침전쟁’이라는 당국의 거짓 선전을 얼마나 많이 들어왔었나요. 그들이 선전하기를 6월 25일 새벽5시, 안식을 꿈꾸는 일요일아침, 이른바 미제의 사촉 밑에 남조선괴뢰군의 침략에 대해, 그리고 유엔군의 감투를 쓴 15개 추종국가 군대의 연합공세에 대해, 그리고 그와 맞서 싸운 자기들의 정의전쟁에 대해 얼마나 선전해 왔나요. 거짓선전도 모자라 6월 25은 ‘미제반대투쟁의 날’로 공식 정하고 해마다 전국에서 수십만의 군중을 광장에 불러놓고 북한에서는 일명 ‘미찡구’라고 부르는 이른바 성토대회까지 벌려놓곤 하지요. 지난해에는 반미규탄대회를 더욱 요란하게 벌려놓고 중학생과 대학생들에서 군 입대 탄원까지 독려했지요. 만약 김일성이 한국침략전쟁을 도발하지 않았더라면 이산가족과 같은, 또 납북자가족과 같은 이산의 불행은 없었을 겁니다. 이처럼 감추려고 했던 거짓역사가 백일하에 드러났는데도 솔직한 반성대신 오히려 ‘도적이 매 드는 격’으로 자기들의 통 큰 양보라고 말하는 그들의 양보란 도대체 어떤 양보를 두고 하는 말인지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군요. 전쟁도발로 인한 수백만의 참사를 두고 전 민족이 달라붙어 뭇매를 안겨도 성차지 않을 텐데 도리어 이 같은 망발을 쏟아낸 것을 보면 너무도 뻔뻔하지 않나요? 지난해 9월말에 있었던 남북한의 추석관련 이산가족상봉도 바로전날 북한당국의 일방적인 보이콧 으로 무산되었다는 사실을 여러분들도 다 알고 계실 테지요? 상봉 전날까지만 해도 상봉규모에 따른 명단교환, 그리고 관례에 따른 상봉 형식과 방법, 또한 선발대 파견과 같은 상봉 관련 합의서에 서명까지 해 놓고도 뭐가 불만인지 무기한 연기를 선포한 북한의 관행을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북한이 왜 파기했는지 아세요? 김정은 집권 2년 동안 민생보다 군 시찰에 광분했던 그의 반인민적 시책을 놓고 우리언론을 비롯한 북한민주화단체들의 응당한 지적을 했는데 그것을 가지고 소위 ‘최고 존엄모독’ 이라며 발끈했던 거지요. 이처럼 이산가족의 간절한 소원보다도 김정은 개인의 명예를 더 소중히 여긴다, 이 말이죠. 그래서 겨우 4년 만에 성사돼 가던 이산가족 상봉이 목전에 와서 너무 아쉽게도 중단되고 말았던 겁니다. 이러한 사실 가지고도 김정은이야 말로 반 인도주의자이며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순수한 가족 형제 만남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정치 간상배임을 실증해줍니다. 제가 한국에 와서야 지금까지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을 미끼로 늘 대가를 받아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해마다 광복절과 추석이면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해온 한국정부에게 내내 쌀과 비료를 요구해 왔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그리고 한국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순조롭게 성사시키려고 북한이 요구한 품목을 꼭꼭 챙겨줬다는 말을 듣고는 분하길 짝이 없었습니다. 북한에서 살면서 우리가 언제한번 이산가족 상봉문제로 지원을 받았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었나요? 남한정부의 인도적 지원을 가지고 또 비굴하게 구걸한 물품을 가지고 항상 위대성 선전을 했었지요? 북한이 주민들에게 뭐라고 선전했나요? 이를테면 반미대결전에서 혹은 대남공세에서의 위대한 승리라고 떠들지 않았나요. 또 북한의 날로 높아가는 위상에 겁을 집어먹은 남조선 당국자들이 가져다 바친 노획물이라고 선전하지 않았나요. 이산가족 상봉문제는 서로 갈라져 살고 있는 남과 북의 수많은 가족 형제들의 일치한 염원입니다. 그런데 마치 한국에만 도움이 되고 북한에 살고 있는 이산가족들에게는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통 큰 용단이라고 지껄이는 거죠. 반세기 넘게 헤어져 살아온 소중한 부모 형제이고 가족들인데 함께 모여 살지 못할망정 가끔 만나는 것은 그들의 응당한 권리가 아니나요. 그리고 이 소원을 성사시켜 주는 것이 바로 정치인들 그리고 양측정부의 응당한 도리이고 의무가 아니겠어요. 얼마 전 저는 텔레비전에서 한국국회의원들이 이산 자 가족을 방문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연로하신 그분들과 마주앉아 그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는 장면 말이죠. 그리고 정부가적극적으로 나서서 그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꼭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겠노라 약속하는 그 모습, 이 장면을 보면서 남과 북의 판이한 두 현실을 또 다시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이산자족은 이렇게 존대 받고 있는데 북한의 이산가족들은 냉대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제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더 가슴 아팠지요. 이른바 남조선 출신이요, 의용군 출신이요, 하면서 출신성분을 먼저 따지는 북한에선 남조선에 친척 있다는 말은 함부로 못하지요. 왜냐하면 남조선에 가족이나 친척이 있다고 하면 보위부 감시뿐만 아니라 이동의 제한까지 받을 수 있으니깐 요. 이것이 바로 남과 북 이산가족의 판이한 차이라는 겁니다. 어쨌든 지켜봅시다, 김정은의 통 큰 용단이라 했은즉 이번에는 꼭 성사되리라 봅니다. 이틀 뒤에 있게 될 그들의 상봉이 이번에는 더는 차질 없이 그리고 전번같이 무산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우리함께 그들의 역사적인 상봉을 열렬히 응원합시다. 북한동포 여러분,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열린 북한방송의 최철민이 엇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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