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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02/25   날개
이런생각 인권생각-63

선거에 대한 추억


북한 동포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북한방송의 최철민 입니다.


요즘 북한각지에선 3월초에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로 떠들썩하지요?


보지 않고도 그곳 상황이 생동하게 그려지네요.


왜 안 그러 갰나요. 제가 북한에서 살 때 4년에 한번 씩 열리곤 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 벌써 열 번도 넘게 참가했으니깐 요. 그리고 아직 철없던 때의 선거풍경도 생생하게 기억되고요.


 


제가 10살쯤 됐을 때던가, 아버지 어머니가 선거당일 이른 새벽부터 바삐 뛰어다니던 일을 말입니다.


그땐 어려서 선거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마치 무슨 명절로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기어코 선거장까지 따라 갔겠죠?


어두컴컴한 이른 새벽이기 때문에 우리가 제일먼저 도착한 줄 알았는데 줄은 벌써 뱀 꼬리처럼 길게 늘어져 있더군요. 그것을 보면서 아버지는 괜히 어머니에게 욕설을 퍼붓더라고요, 엄마의 치장 때문에 늦어졌다는 거죠.


외투 깃 속에 목을 움츠리고 시린 발을 동동 구르며 늘어서 있는 긴 행렬이 저에게는 이상하게 생각되었고 한편으로는 전주대에 매달린 확성기에서 울리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아줌마들이 심심치 않은 구경꺼리로 되었기에 오랜 시간 참고 견뎠던 것 같아요.


당시 제 기억이 왜 아직도 생생한 줄 아세요?


선거장 밖에서 4시간 넘게 떨면서 크게 혼쭐났던 기억 때문이죠. 아마 그때도 지금처럼 3월 초였던 가 봐요.


투표시작까지는 아직도 4시간이나 남아있는데 왜 이렇게 일찍 나와 있을까 라는 의문은 제가 나이가 들어서 직접 선거에 참가해서야 비로소 풀리기 시작 했답니다.


늦게 나와서 뒷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은 마치 선거에 대한 성의와 충성심이 부족한사람처럼 느껴지고 더욱이 간부들의 곱지 않은 눈총을 받기 때문이죠.


이 처럼 선거에 참가하는 주민들의 사소한 언행을 가지고도 정치적으로 평가하고 통제하는 곳은 오직 북한밖에 없고 또 그곳에만 존재하는 특유의 선거방식입니다.


 


제가 북한에서 살던 50년간 얼마나 세뇌되어 왔으면 지난해 한국대통령선거에 처음 참가했을 때 오전 9시부터 투표가 시작되는데 빨리 가자고 온 집안 식구들을 닦달질 하면서 소란을 피웠겠어요.


게다가 그날도 회사에 출근하기 때문에 선거에 참가할 것 같지 못하다고 말하는 아들의 말에 마치 큰일이나 난 것처럼 욕을 퍼 부었지요,


제가 너무나 달 구채니까 아들이 하는 말이 여기가 뭐 북한인줄 아세요,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기 때문에 선거에 무조건 참가하라는 법은 없어요. 저녁에 퇴근하다가 여유가 생기면 선거장에 들려서 투표할게요.’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더라고요.


어쨌든 선거장에 도착한 저는 너무도 조용한 투표장을 보면서 여기가 과연 선거장이 맞는지 내가 잘못 찾아온 건 아닌지 의심까지 들더군요.


오죽 조용했으면 선거장 입구까지 와서도 마주 오는 사람에게 여기 선거장이 어디냐 고 물어보기까지 했을까요?


선거장에 도착하자마자 투표를 진행하고 즉시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이곳 분위기는 북한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기 때문이죠.


몇 시간 전부터 선거장에 모여 춤을 추고 노래 부르는 선거장 선전분위기는 오직 북한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 절실하게 느껴지더군요.


한국에는 선거장에 빨리 나와라, 또 투표를 했냐, 고 집집마다 두드리며 확인하는 인민반장도 없고 또 다음날 회사에서 선거를 했냐, 누구를 찍었냐고 물어보는 사람조차 없으니 정말 자유로운 분위기라는 느낌이 확 들더군요.


 


아마 북한에서는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겠지요.


이때쯤이면 지역마다 선거장을 꾸린다면서 주민들의 돈을 거둬가고 어린 초 중학생들을 내몰아 거리 가창행진을 시키겠지요?


제가 중학교 시절에 선거노래를 부르면서 또 가끔씩 모두다 선거에 참가자, 찬성투표하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가창행진에 동원됐던 때가 선히 떠오릅니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오후가 되면 학교전체가 모여 각종 가장지물을 들고 거리곳곳을 누비며 행진하였던 학생시절 말이죠.


그리고 거리모퉁이에는 선전차가 나와서 하루 종일 선거선전을 벌이고 음악을 꽝꽝 틀어놓고 분위기를 돋우던 그 광경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2010년에 있은 대의원 선거 때 선거장에 필요한 조화와 간판 그리고 칸막이 커튼을 산다면서 집집마다 돈을 거둬들이던 광경도 떠오르고요.


그리고 꾸려놓은 선거장을 순번제로 빙빙 돌면서 경비 서던 때가 엊그제 일처럼 선하구요.


 


참 생각난 김에 한 가지 좀 여쭤 볼까요?


백두산 선거구라고 하면 어디를 두고 하는 말인가요? 또 그곳을 111선거구라 한걸 보면 분명 주소지가 있는 것 같은데 말이죠.


김정은을 추대하여 투표하게 된 선거구가 백두산 선거구, 111호 선거구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래서 묻는 거지요.


북한에 백두산 동이나 군같은 지역명칭은 없는 거고, 그렇다고 백두산 꼭대기에 선거구를 만들 리는 또 만무하고, 도대체 어디를 두고 하는 말인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백두혈통에 대해 대대적으로 선전하더니 아마 그 백두를 염두에 둔 선거구인가요?


그렇다고 하면 이름은 가져다 붙이기 탓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정확히 말하게 되면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로 말하면 비록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와 조부들은 모두 제주도 출신이니까 그렇다면 한라산 혈통이라고 해야 맞겠네요.


어찌됐던 백두산 아니면 한라산 혈통이어서 참 다행스럽군요. 두 곳 모두 한반도를 상징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일본의 부사 산 혈통이 아닌 것만은 진짜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벌이는 선거를 두고 정말 놀랐습니다.


여기 한국만 놓고 봐도 대선은 너무 치열하답니다.


여러 당에서 수개월 전부터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고 따라서 그들의 선거공약을 놓고 벌이는 홍보전은 말 그대로 전쟁이지요.


대선 후보들이 약속한 국가안보와 국민생활 그리고 경제발전 등 모든 면에서 누가 나은가 하는 문제는 바로 국민들이 판단하고 투표하게 되는 거죠.


그렇지만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해서 만세를 부르거나 조금이라도 방심해서는 절대로 안 되지요.


왜냐면 당선 후 1년 또는 2년간의 국민 평가를 받는데 유권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아 지지도가 떨어지게 되면 대통령은 탄핵을 받는다고 해요.


굳이 북한식 표현으로 해석하면 탄핵이란 대통령직에서 일정기간 해임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던 거죠.


그래서 대통령에게 가장 두려운 대상은 바로 국민들이고 그들의 지지도에 따라 대통령 운명이 결정된다, 이 말입니다.


 


그러나 북한에서의 선거는 어떤가요.


4년마다 진행하는 선거는 형식일 뿐이고 주민들은 3대째 김 씨 가문을 무조건 지지해야 하고 충성의 한 표를 바쳐야 하는 것이 바로 북한의 현실이지요.


모든 주민이 선거에 빠짐없이 그리고 무조건 찬성해야 하는 독재체제 북한에서는 늘 100%참가, 100%찬성투표를 떠드는데 차라리 선거와 같은 껄끄러운 절차를 없애고 그냥 중앙에서 결정하고 그 결과를 주민들에게 알려주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선거기간 시장까지 폐쇄하며 주민생활에 고통을 줄 바에는 북한당국이 선거와 같은 시끄러운 절차를 없애고 주민들은 정치적 부담 없이 마음 놓고 장사를 할 수 있게 그 시간을 보장해 주는 편이 좋지 않을까 이 말입니다.


북한동포 여러분, 이른바 공화국 헌법에 적혀있는 선거관련 조항들은 모두 김 씨 일가의 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누구의 눈치를 보고 그 누구의 강요에 따라 오직 순종만 해야 하는 김 씨 가문의 3대 독재체제를 그대로 두고서는 절대로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합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지금까지 열린 북한방송의 최철민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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